영원한 건 절대 없어
결국에 넌 변했지
이유도 없어 진심이 없어
사랑 같은 소리 따윈 집어 쳐
오늘밤은 삐딱하게
2013년 9월 5일에 발매한 G-DRAGON의 정규 앨범 2집의 타이틀 곡 삐딱하게 (Crooked)의 가사 중 일부다.
10년이 넘은 곡이지만 사람 사는 게 그 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 없는지
지금도 헤어진 많은 연인들에게 공감이 가는 가사다.
이 사람이 맞는 건가? 하고 사귀었든 이 사람이다라고 생각해서 사귀었든
그 마무리가 이별이라면 다시는 만나지 말자는 후회와 분노로 변한다.
아름다운 이별도 있겠지만 그건 서로 감정 싸움 하지 않고 끝났다고 할 뿐이지
이별에 아름다움이 어디있겠는가.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했던가?
시간이 지나면서 이별의 아픔과 더러운 감정은 사라지고 불현듯 떠 오르는 전 남친과 여친.
학을 떼었다라고 할 정도로 다시는 떠오르지 않을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그리운 사람이 되어 기억을 헤집는다.
미완성의 아쉬움
축구 경기를 보면 골을 넣기 위해 온갖 애를 쓴다.
아마 연습 때라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찬스를 골로 연결시키지 못한 선수를 보면
절망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연애도 마찬가지다.
이별하고 나면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기회라는 생각에 절망하기 마련이다.
심지어 마무리가 더러운 이별이라고 해도 이런 사람 만나서 낭비했다고
후회하며 지난 시간을 떠 올리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시간이 흐르고 이제 다시는 생각날 것 같지 않은
옛 남자친구와 여자친구가 문득 떠 오르는 때가 있다.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데 오는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다.
낚시를 해도 잡은 물고기보다 놓친 물고기가 떠 오르고,
축구 경기를 승리로 끝냈음에도 놓친 골 찬스들이 떠 오르는 것과 같다.
조금만 더 잘했으면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란 자책도 있고,
앞으로는 그런 사람 만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도 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음에도 그때를 기억하며, 더 잘했으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고
기회를 한번 더 주면 잘할 것이란 착각을 하며,
완성이 아닌 미완성의 결과에 대해 아쉬워하고, 그리워한다.
마음의 빈 공간
사람의 기억은 의지로 되지 않는다.
잊고 싶지만 자꾸 생각나고, 기억하고 싶지만 도저히 생각이 안 나는 게 기억이다.
살다 보면 데이트를 했던 곳을 지나갈 때가 있다.
지금은 헤어진 사이인데, 건물, 길거리, 분위기 등 모든 것이 그대로 인 곳을 볼 때,
그때의 기억이 문득 떠 오른다.
심지어 새로운 사람과 함께 있어도 멋대로 떠 오르는 기억이다.
다만 이 기억을 깊게 생각하며 현재 애인과 비교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겠지만
떠 오르는 것까진 막을 수 없다.
기침이 나오는데 어떻게 참겠는가?
무엇인가로 입을 가리고 기침을 하느냐 사람 앞에 대 놓고 기침을 하냐의 차이지
기침 자체를 막을 수 없는 것과 같다.
그래서 나온 말이 사람은 사람으로 잊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 남자친구와 여자친구만이 채울 수 있는 마음의 빈 공간을
누군가로 채울 때, 잊기 수월 해 진다.
마음의 빈 공간과 무의식의 기억이 떠 올릴 의지도 없던
옛사람의 기억을 소환하게 된 것이다.
보정된 추억
기록하지 않은 기억은 정확하지 않다.
상황에 따라 왜곡해서 기억할 수도 있고, 녹화된 것처럼 정확히 그때 상황을 재연할 수 없다.
예전에 사귀던 남자친구와 여자친구의 기억이 생각나는 마지막 이유는
사귀었던 시간의 왜곡이 생겼기 때문이다.
수치로 환산해 보면, 10 정도 좋았던 기억인데 100 정도 좋았던 기억으로 떠 오른다.
마치 보정 어플로 찍은 사진과 같다.
보정 어플을 사용해서 사진을 찍으면 내 얼굴인 듯 아닌 듯하다.
찍은 사진을 보고 해야 할 말은
" 이 사진처럼 정말 이렇게 생기면 예쁘겠다. 잘생겼겠다. "
라는 이야기가 나와야 정상인데, 마치 이 정도의 외모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추억도 마찬가지로 기억이 보정되어서 좋았던 것은 더 좋게 생각나고,
나빴던 기억조차도 보정된다.
실존하는 사람이지만 보정을 통해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놓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때 그 순간의 잘못된 기억이 깊어지면 그리워지게 된다.
기억력 부족으로 인해 다시 사귀었지만, 이내 헤어지는 커플을 봐오지 않았는가
재결합을 해도 마무리가 좋지 않다는 건 동일한 문제로 또 싸우게 되고 헤어진다는 것인데
보정된 기억으로 다시 그 사람이 그리워지는 것이다.
추억일 때 아름답다
시간이 지나 첫사랑을 다시 만났을 땐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나진 않는다.
외모로 보면 그 사람이 역변을 했을 수도 있고, 그때는 안 보였던 모습이 보여서
실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려면, 오히려 다시 만나지 않았을 때가 좋은 경우가 많다.
전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그리울 때가 있다면?
그 기억은 왜곡된 것이고, 설령 진짜 좋았던 사람이라고 해도 버스는 이미 떠났다.
뛰어가서 잡을 확률도 낮고, 잡았다 한들 내 자리가 있을 확률도 낮다.
인생 살이 100%가 없다고 하니, 희박한 확률로 헤어진 사람과 다시 잘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희박한 확률에 인생을 걸기보다는 조금 더 높은 확률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곳에 도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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