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하차감까지 생각하는 이유

 

하차감

 

언제부터인지 자동차를 이야기할 때,

하차감이라는 단어를 듣게 되었다

 

승차감은 이해가 되는데, 

하차감이라니 이게 무슨 소리일까?

 

알아보니, 말 그대로

자동차에서 내릴 때 느끼는 감정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하면,

자동차에서 내릴 때 만족도를

하차감이라고 한다

 

단순한 이동수단으로써의 가치가 아니라

운전자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으로

대변한다고 생각하니,

 

이 단어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하차감에 빠지다

 

자동차를 트로피처럼 생각하면,

하차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

 

매일매일이 전쟁과도 같이 치열하게 살아가며,

그에 대한 보상 개념으로 자동차로 증명한다면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고,

구매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자동차라고 해도,

 

이 정도 자동차를 구매해야 트로피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시각으로 자동차를 보니

비싼 자동차일수록,

가치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실제로 비싼 자동차를 타건

그렇지 않은 자동차를 타건

운전하는 사람은 변하지 않는데도,

 

그렇게 자기 스스로를 인식하고

나를 넘어 남까지 그렇게 바라보는

시각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내가 이런 비싼 자동차에서 내리면,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남들이 나를 가치 있는 사람으로 보고,

부자로 바라보며, 부러워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고,

 

그 생각이 맞다고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카푸어의 길로 가게 된다

 

남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만족을 찾으려 할 때, 

 

값비싼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된다

 

하차감은 일시적이다

 

미국에서 유행하는 신조어 중,

트로피 와이프(Trophy Wife)라는 단어가 있다

 

남자의 나이가 많음에도

젊고 예쁜 여자를 아내로 얻을 때 

사용되는 단어다

 

이를 통해 남자는 말하지 않아도

사회적 지위, 권력, 재산이 보통이 아님을

남들에게 말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이 효과를 자동차로 비유하면

하차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생각해 봐야 할 것은

값 비싼 자동차에서 내리는 나를 바라보며,

부러워하는 마음으로 바라볼까?

 

대부분 남이 어떤 자동차에서 내리는 것에 대해

큰 관심이 없다

 

즉, 운전자가 생각하는 것만큼 

사람들이 그렇게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마저도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자동차를 알아보고, 비싼 자동차다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러워하는 마음까지 들진 않는다

 

마치 남자들이 값 비싼 명품 백을 들고 있는

여자를 볼 때, 그 명품이 얼마 짜리인지,

몇 년도 모델인지 모르는 것과 같다

 

이 백을 들면, 남들이 부러워하겠지라고 생각한들

그 가치를 모르는 사람이 보면,

하나의 백으로 보일 뿐이다

 

경제적 여유가 있고, 해당 브랜드의 

자동차가 좋아서 구매하는 것은 문제가 안되지만

 

체면 때문에 또는 남들에게 시선을 받기 위해

하차감을 생각하고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은

인생 하드 모드 (Hard Mode)로 진입하는 지름길이다

 

하차감보다 운전자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값 비싼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그 성능과 디자인 등

다양한 면에서 만족도가 높다

 

하차감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좋은 자동차이고,

좋은 자동차이다 보니 가격이 비싼 것이다

 

그래서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하고,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구매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실제로 구매를 하면, 주변인들로부터

부러워하는 한마디는 의례적으로 들을 수는 있다

 

"차 좋다. 잘 샀다"

"성공했네"

 

그러나 사람은 칭찬을 하면서도 마음속으로

저주할 수도 있고, 인간관계를 위해 빈 말로 

칭찬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칭찬과 부러워하는 말들을 들었다고 치자

그 기간이 얼마나 갈까?

 

주변 아는 사람 다 만나도

그 기간이 일주일 정도면 끝난다

 

이제 남은 건 매달 캐피털에 돈을 갚아야 하는 일과

자동차 정비, 세금, 유지비로 나갈 돈만 남는다

 

그러다가 유지하기 힘들어서 자동차를 

다시 판매해야겠다고 생각해도

 

할부금이 남은 자동차는 모두 변제해야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판매할 수도 없고,

내다 버릴 수도 없는 예쁜 쓰레기가 된다

 

이런 인생의 길에 들어서기 전,

정작 중요한 것은 운전자라는 걸 알아야 한다

 

옷에 비유해 보면,

명품이고, 정말 좋은 옷인데

 

사람에 따라서 명품 옷이 값어치가 있어 보이고,

없어 보이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값 비싼 자동차라고 해도 

운전자가 감당하기 어렵다면,

 

하차감을 누리기 이전에

주유할 돈도 아까워서

자동차를 밀고 다녀야 할 판이다

 

아무리 좋은 옷도 사이즈가 맞지 않으면,

입을 수 없는 것처럼

 

하차감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자동차를

구매한다면, 입을 수 없는 값 비싼 옷과 같아진다